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시장의 효율성 정도는 증권분석과 투자전략에 대하여 큰 의미를 갖는다. 즉, 시장의 효율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증권분석을 통한 초과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른 분산투자가 최선의 투자전략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발표된 재무 자료의 분석과 같은 증권분석 활동에 의하여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종목 선택과 시장 상황 예측 등을 고려한 투자전략이 중요하게 된다.
1. 효율적 시장에서의 증권분석과 투자전략
1) 증권분석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은 상태이지만 선진국 증권시장에서는 강형 시장 효율성을 제외하고는 약형 시장 효율성이나 준강형 시장 효율성이 성립한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만약 약형 시장 효율성이 성립한다면 과거의 주가와 관련된 정보가 이미 현재의 주가에 반영되었으므로, 과거의 주가 변화를 이용하여 미래의 주가 변화를 예측하고자 하는 기술적 분석은 쓸모가 없게 된다. 또한 준강형 시장 효율성이 성립한다면 발표된 경제요인과 재무 요인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으므로, 재무제표 등 공개된 자료의 분석에 의해 투자종목을 선택하여 초과수익을 얻고자 하는 기본적 분석의 유용성도 인정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강형의 시장 효율성은 성립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반투자자의 대부분은 내부정보를 얻을 수 없으므로, 내부정보를 이용한 초과수익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증권시장의 효율성이 높을 경우 가장 적절한 증권분석방법은 포트폴리오 이론적 분석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포트폴리오 이론은 투자자의 투자 결정이 개별 유가증권이 아닌 포트폴리오 수준에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따라서 유가증권에 대한 평가도 개별 증권 자체의 수익률과 위험이 아니라, 그 증권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과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이루어진다. 포트폴리오의 구성 주식수가 많을 때에는 개별 주식 고유의 위험은 완전히 제거된다. 시장 전체의 수준에서 개별 주식의 균형 가격은, 그 주식의 수익률이 시장 전체의 수익률 변화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움직이느냐를 나타내는 체계적 위험에 의하여 결정되며, 체계적 위험은 베타(beta)로 측정된 다.
포트폴리오 이론적 분석에서는 재무정보가 베타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는 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포트폴리오 이론적 분석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증권분석은 투자자의 개인적 특성에 맞는 포트폴리오의 구성을 중요시한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 있는 사실은 효율적 시장에서도 기술적 분석과 같은 전통적 분석방법이 여전히 존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그 이유는 효율적 자본시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이 같은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믿지 않아야 한다는 역설(paradox)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30 즉, 투자자들이 정상적인 수익을 능가하는 초과수익을 추구하고, 주식을 발행한 기업의 경영내용을 알아내기 위하여 다각적인 분석을 행하며,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을 때만이 주가가 그 기업에 관한 모든 정보를 신속하고 완전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이 포기된다면 시장의 효율성은 급속하게 사라져 버린다.
또 한 가지 유의할 사항은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것은 뛰어난 분석능력을 지닌 분석자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성과를 올릴 수는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일정한 위험 수준에 상응하는 정상수익을 넘어서는 훨씬 좋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기업환경의 변화가 개별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신속하고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거나 독창성(originality)이 있는 분석방법에 의하여 주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분석자는 당연히 시장의 효율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일시적으로는 다른 투자자들에 비해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2) 투자전략
시장의 효율성이 높을 경우에는 ①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관리하고 ② 분산투자를 실시하는 한편 ③ 증권의 매매 횟수를 줄이는 소극적 투자전략(passive investment strategy)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트폴리오의 위험관리는 포트폴리오의 위험 수준을 투자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처음 구입한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는 매입-보유 정책에 의해서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려우며, 효과적인 포트폴리오의 위험관리를 위해서는 주식의 위험-수익 관계나 위험-배당관계 등에 관한 정보를 활용하여야 한다.
시장이 효율적일 때는 분산투자 또한 중요한 전략이 된다. 분산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에 포함되는 주식의 수를 늘려가면 포트폴리오의 위험이 감소하게 된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투자자가 무작위로 주식을 선택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10~15개 정도의 종목만 있으면 분산투자에 의해 제거될 수 있는 위험의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할 것은 같은 업종에 속하는 종목을 많이 선택한다든가, 지나치게 많은 종목을 선택할 경우에는 분산투자의 이점이 오히려 감소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같은 업종에 속하는 주식은 산업효과로 인하여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고, 지나치게 많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관리상의 비경제성과 매매수수료의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 간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여 적은 수의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분산투자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이 효율적일 때는 증권의 매매 횟수를 가급적 줄여서 거래비용, 세금 등 을 극소화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는 투자자의 투자목적과 투자 기한, 한계세율, 투자자산의 가치 변동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감안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야 한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일단 구성한 다음에는 투자 목적의 변동, 분산투자의 유지, 현금 이용 등의 요인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만 포트 폴리오의 구성을 변경함으로써 매매 횟수를 될 수 있는 대로 줄여야 한다.
2. 준효율적 시장에서의 증권분석과 투자전략
앞에서 우리는 준강형 시장 효율성의 가설이 성립하지 않는 몇 가지 증거를 제시하였다. 이익 발표 시점 이후 상당기간에 걸쳐서 주가의 조정이 이루어진 사례, 주가 수익 비율에 의한 투자 방법이 초과수익을 올린 사례 등은 증권시장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시장을 준효율적 시장(near efficient market)이라 한다면, 이 상황 하에서는 기술적 분석이나 기본적 분석이 효과를 볼 수 있다. 즉, 정보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에는 주가 변동에 있어 체계적 패턴이 나타나게 되고 기술적 분석으로 이를 찾아낼 수 있게 된다. 또 한 발표된 재무보고서나 기업환경에 관한 내용이 주가에 반영이 안 된 상태라면 기본적 분석을 통하여 그 주식의 내재가치를 구하고 실제 시장 가격과 비교함으로써 과대 또는 과소평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자기의 분석 능력 정도에 따라서 시장 상황 예측(market timing)이나 종목 선택(asset selection)을 행하는 적극적 투자전략(active investment strategy)을 구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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